판결 기사 보다가
지난 1일, 송민호 1심 결과가 떴다는 알림을 보고 바로 눌러봤다.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라는 숫자를 확인하는데, 머릿속에는 엉뚱하게 해병대 전역 소감을 밝히던 피오가 겹쳐졌다.
둘은 고교 시절부터 같은 꿈을 꾼 연예계 대표 절친이고, 신서유기에서도 늘 한 세트였다. 그래서인지 이번 일은 송민호 혼자의 이야기로 안 읽히더라. 같은 출발선에 있던 두 사람이 군대에서는 어떻게 갈렸는지, 순서대로 짚어봤다.
네 번째 문
피오의 해병대행은 한 번에 된 게 아니었다. 27세부터 29세까지 세 번 지원했는데 전부 떨어졌고, 나중에 알고 보니 일찍 데뷔하느라 모자랐던 고교 출석일수가 발목을 잡았다고 한다.
그래도 그는 군악대 시험이라는 길을 찾아서 다시 도전했다. 해병대를 고집한 이유를 묻자 어머니의 소원이었다고 답했는데, 이 대목에서 괜히 마음이 찡했다. 2022년 3월 입대해 이듬해 9월 만기전역한 뒤에는 몸도 마음가짐도 많이 달라졌다고 밝혔다.
엿새 남기고
송민호는 4급 보충역 판정을 받아 2023년 3월부터 마포구 시설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했다. 문제가 터진 건 소집해제를 엿새 앞둔 2024년 12월 17일로, 하와이 여행을 다녀온 뒤 제대로 출근하지 않았다는 디스패치 보도가 나오면서부터다. YG는 병가는 복무 전부터 받던 치료의 연장이고 휴가도 규정대로 썼다고 선을 그었다.
여기서 시간을 조금 뒤로 감아보면 흐름이 묘하게 바뀐다. 이듬해 1월 경찰 조사에서는 규율대로 근무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는데, 이후 조사에서는 근무지 이탈을 대체로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처음 입장과 나중 입장이 꽤 달랐던 셈이다.
102일의 행방
검찰은 휴대전화 포렌식과 GPS 기록까지 들여다본 끝에 무단 이탈 일수를 102일로 정리했다. 출근해야 하는 날이 약 430일이었다고 하니 4분의 1 가까이 자리를 비운 계산이 나온다.
숫자로 보니 더 크게 와닿았다.
이번 재판에서 의외였던 건 관리자에게도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는 점이다. 법원은 담당자가 결근을 알고도 출근 처리를 했고 출근하지 말라고 먼저 권한 정황도 있다고 봤는데, 송민호는 공모는 부인하면서 이탈은 전부 자기 책임이라고 밝혔다.
아직 진행 중
재판부는 혐의 인정과 반성, 오랜 치료 이력이 복무에 영향을 준 점 등을 참작했고, 그래서 구형 1년 6개월보다 낮은 형이 나왔다. 실형은 피했지만 끝났다고 보긴 이르다. 병무청 쪽은 판결이 확정되면 이탈 일수만큼 재복무해야 한다는 입장인데, 집행유예라 재입대가 쉽지 않을 거라는 관측도 함께 나왔다.
송민호는 법정에서 재복무 기회가 오면 끝까지 성실히 마치고 싶다고 했다. 선고 당일엔 매일같이 후회하며 많이 작아졌다고 털어놨지만, 재복무 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말을 아꼈다. 아직 1심이라 어떻게 마무리될지는 더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친구라서 더
같은 꿈을 꾸던 친구가 한 명은 네 번 문을 두드려 해병대를 마쳤고, 한 명은 102일이라는 숫자 앞에 서 있다. 비교하자고 쓴 글은 아닌데, 나란히 놓고 보니 마음이 좀 복잡해진다.
그래도 바라는 건 하나다. 남은 숙제가 정해지면 송민호가 그걸 끝까지 채워서 보여주고, 언젠가 피오 옆에서 다시 웃는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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